미래 포럼

제목 : 2023 가장 눈여겨 봐야 할 과학기술들

미래 기술 (Technology)
작성일 : 2022-12-31 11:12
조회수 : 971
작성자 : admin

2023년엔 어떤 기술들을 가장 눈여겨봐야 할까. 포브스, 가트너 등에서 발표한 새해 유망기술 중 공통적 기술을 선택해 한 해 동안 세계를 이끌 과학기술의 동향과 전망을 정리해 보았다.

➊  현실에 접목되는 ‘AI 기술’

2023년엔 인공지능(AI)이 현실에 접목될 전망이다. 그동안 축적해온 도구와 소프트웨어 시스템, 막대한 데이터 세트를 바탕으로 이제 실험 단계를 벗어나 실제 프로젝트 단계로의 진입이 이뤄진다. 미국과 영국의 온라인 개인 스타일링 서비스회사 스티치픽스(Stitch Fix)가 AI 지원 알고리즘을 통해 고객의 체형과 취향에 맞는 옷을 추천하듯, AI 기술 기반의 제품과 최적화된 서비스 제공이 일반화된다.

일단 온라인 구매 매장에서 쇼핑과 배송, 반품 방식이 달라진다. AI가 접목돼 소비자의 상품 구매와 지불이 더욱 간소화되고, 복잡한 재고 관리 과정도 자동화된다. 산업 전반의 모든 비즈니스 과정에서 실시간 피드백을 통해 거의 모든 작업이 강화된다.

반도체 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AI 반도체에 주목해 새로운 성장 활로를 모색한다. AI 반도체는 ‘AI 알고리즘에 최적화된 반도체’다. AI는 빅데이터를 학습한 후 이를 바탕으로 결론을 도출해내는 기술인데, 이때 데이터를 빠르게 받아들이고 처리하는 데 AI 반도체가 사용된다. AI의 두뇌가 AI 반도체라고 이해하면 쉽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촬영한다고 가정하자. 스마트폰에 탑재된 AI 반도체는 촬영하는 피사체가 인물인지 사물인지 구별하고, 그에 적절한 촬영 모드를 조정해 준다. AI 음성 인식 기능을 비롯해 데이터센터, 자율주행자동차 등에도 응용될 수 있다. AI로 AI를 혁신하는 셈이다. 현재 신뢰할 수 있는 AI에 도전 중이다.

➋  향후 10년의 방향 가를 메타버스

2022년은 메타버스라는 말이 IT산업의 최대 화두 중 하나였다. 메타버스의 개념은 아직 모호하고 개발 초기 단계라 가시적인 성공 사례는 드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의 기술 발전으로 메타버스는 2023년 더욱 진화할 것으로 보인다. 거대 테크 기업들이 메타 플랫폼 개발에 집중하고 있음이 이를 증명한다.

메타 플랫폼은 단순한 흥미 위주의 콘텐츠뿐 아니라 업무와도 연계돼 사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플랫폼에서 놀고, 일하고, 상호 관계를 맺는 것이 점차 자연스러워진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풍력발전 단지에서 전기자동차에 이르기까지 설계자는 가상세계에서 물리적 실험을 수행할 수 있다. 국방 분야에선 인명 피해 없이 가상공간 훈련을 활성화할 수 있다. 몰입도 높은 메타버스 회의 환경도 구축될 것으로 보인다.

아바타 기술도 더 발전한다. 아바타는 실제 세계에서의 대상과 똑같은 모습을 생성하고, 이를 넘어 표정을 통한 감정 전달과 모션 캡처를 통한 동작까지 구현한다. 전문가들은 2030년 메타버스 경제 규모가 5조달러에 도달하게 되고, 특히 2023년은 향후 10년간의 메타버스 방향을 정하는 중요한 해라고 전망한다.

➌  읽기와 쓰기에서 소유로… 웹3(Web3)의 발전

인터넷은 얼마나 더 발전할 것인가. PC통신으로 인터넷을 처음 접했던 1990년대에서 30여년이 지난 현재 인터넷 기술은 데스크톱, 노트북, 태블릿, 스마트폰과 같은 스마트 기기들과 결합하면서 모빌리티 혁명을 주도하고 있다. 만약 스마트폰이 인터넷과 연결되어 있지 않다면 그냥 하나의 기계에 불과할 것이다. 2023년엔 특히 웹3(Web3)라는 새로운 인터넷 기술이 우리 생활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에 주목하고 있다.

Web1은 읽기, Web2는 읽기와 쓰기가 핵심이었다. Web3는 읽기와 쓰기를 넘어 ‘소유’의 개념이 더해진다. 사용자의 데이터 소유권에 중점을 두는 것이다. 암호화 기술을 활용한 NFT(대체불가능토큰)로 데이터의 저장과 사용, 소유가 네티즌에게 주어지는 완전히 개인화된 인터넷 환경을 만들 수 있다는 개념으로, 이를 ‘탈중앙화’라고 부른다.

현재 우리는 모든 것을 클라우드(중앙컴퓨터)에 저장한다. 하지만 가상화폐 기술로 더 알려진 블록체인을 통해 클라우드에 저장되는 데이터를 분산, 더욱 안전하고 사용이 쉬운 시스템을 가질 수 있다. 그에 따라 NFT의 실제 사용 빈도 또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➍  그린에너지를 저장, 스마트 그리드 구축 확산

2023년엔 탄소중립(탄소 배출량과 흡수량이 균형을 이루어 탄소의 실질 배출량이 제로가 되는 상태)의 도전이 더 커진다. 유럽의 두 주요 에너지 회사인 ‘셸’과 ‘RWE(라인베스트팔렌전력회사)’가 ‘그린수소 프로젝트’ 개발을 위해 북해의 풍력발전소에서 최초의 친환경 파이프라인을 만들고 있다. 그린수소는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만든 전기로 물을 분해해 생산한다.

한편으론 분산형 전력망인 스마트 그리드 구축이 확산된다. 기존의 전력 네트워크가 중앙 집중화된 대규모 전력발전 방식이라면, 기존 전력망에 ICT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그리드는 탈중앙화된 분산적 네트워크다. 예를 들어 재생에너지를 사용할 경우 해가 지거나 바람이 멈추면 어떻게 될까? 이런 경우를 대비해 전기를 저장할 방법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태양광과 풍력발전에서 얻어지는 에너지를 상당 기간 저장할 수 있는 그리드 배터리가 개발되고, 소형 발전소에서도 발전된 전력을 저장해 공급하게 될 것이다.

➎  이산화탄소를 가둔다, 탄소 네거티브의 구현

탄소 배출 감축은 기후변화를 완화하기 위한 핵심적인 과정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지금의 기후위기를 극복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 유엔의 설명이다. 재앙에 가까운 미래의 온난화를 피하기 위해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것은 물론 이산화탄소도 함께 제거해야 한다. 요즘엔 대기에 포함된 탄소를 곧바로 포획해 격리하는 ‘직접 공기 포집(DAC·Direct Air Capture)’이라는 단도직입의 방식이 각광받고 있다.

이 작업을 하기 위해 스위스의 스타트업 클라임웍스가 2021년 9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DAC 시설인 오르카를 아이슬란드에 설치했다. 이 공장은 연간 총 4000t 규모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지하 현무암에 영구 저장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포집에 필요한 전력은 인근의 지열발전소에서 100% 공급받기 때문에 ‘탄소 네거티브’를 확실히 구현했다. 탄소 네거티브는 이산화탄소 배출량보다 흡수량을 더 많게 해서 탄소 순배출량을 마이너스로 만들겠다는 의미로, 탄소 중립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개념이다.

클라임웍스의 목표는 이와 같은 탄소 포집, 저장 기술을 통해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1%인 3억t을 감축하는 것이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세계적 기업들 또한 ‘탄소 네거티브’를 선언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활발하게 투자하고 있다.

➏  인간까지 변화시킬 유전자(DNA) 편집 기술의 가속화

2012년 등장한 크리스퍼(CRISPR-Cas9) 유전자가위의 유전자 편집 기술도 가속화된다. 개발 단계에서 벗어나 실제로 유전정보 조작이 가능하게 될 전망이다. 크리스퍼는 특정 유전자에만 결합하는 효소를 이용해 가위처럼 DNA 염기서열을 자르고 교정해 유전병을 일으키는 돌연변이 유전자를 제거하는 기술이다.

2023년 크리스퍼는 물질, 식물, 심지어 인간까지도 변화시킬 수 있는 세상을 만든다. 편집 기술을 통해 특정 음식물 알레르기 문제 해결은 물론 고효율 작물 개발, 자가 치유 기능을 갖춘 새로운 재료 제작, 인간의 특성인 눈과 머리카락 색깔 등도 바꿀 전망이다.

또 코로나19 등 각종 질환 예방이나 노화 억제에 크리스퍼의 활용이 가능해진다. 컴퓨터에 막대한 데이터를 넣고 학습하게 하여 새로운 패턴을 찾아내는 머신러닝 기술로 요법 성공률을 높이고, 단백질 라이브러리를 구현해 다양한 고연령 질환에 대응할 수 있게 할 전망이다. 유전자 오류를 바로잡아 맞춤형 아기를 태어나게 하는 것도 하나의 목표다.

➐  양자 보안 알고리즘 등장, 양자 기술 활용 본격화

지난 몇 년은 양자컴퓨팅(양자역학적인 현상을 활용하는 컴퓨터 이용 방식) 분야의 흥미로운 시기였다. 2023년엔 양자 기술이 본격적으로 현실화된다. 양자컴퓨터는 반도체가 아닌 원자를 기억소자로 활용해 정보를 처리하고 저장하는 컴퓨터다. 현재 사용 가능한 가장 빠른 기존 프로세서보다 1조배 더 빠르게 작동할 수 있는 컴퓨터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양자컴퓨팅의 중첩현상과 얽힘현상을 활용하면 기존 컴퓨터의 한계점이던 암호화 기술을 강화할 수 있다. 암호화된 데이터는 해킹이 불가능한 시스템이 되고, 동시에 현행 암호화 시스템은 무력해진다. 특히 2023년엔 상용 도입이 가능한 양자 보안 암호화 알고리즘이 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➑  시스템 다운타임 줄이는 디지털 면역 시스템 구축

지난 10월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카카오 서비스 먹통으로 국가 전체가 ‘디지털 블랙아웃’의 위험성을 체감했다. 가트너는 이러한 극한 상황이 발생해도 시스템 다운타임을 최소화하는 ‘디지털 면역 시스템’을 2023년 전략기술의 화두로 내놨다.

디지털 면역 시스템은 기업체 전산시스템의 모든 과정을 사람 손을 거치지 않고 자동으로 실행하는 것을 말한다. 운영에 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IT 시스템을 최적화하고, 극한 상황을 가정한 테스팅을 자동화하며, 시스템 장애 같은 불시의 사고도 자동 해결하는 구조다. 이를 통해 기업 시스템의 복원력과 안전성을 높인다.

가트너는 2025년까지 디지털 면역 구축에 투자하는 기업은 시스템 다운타임을 최대 80%까지 줄일 수 있고, 이는 곧 더 많은 수익 증가로 이어진다고 예측했다.

➒  로봇 동원한 ‘자율 시스템’, 배송·물류가 달라진다

2023년엔 배송과 물류 분야에서 첨단 자율시스템 기술이 구현된다. 이미 공장과 물류창고가 완전 자율화된 곳도 많지만 전 세계 물류창고의 80%는 자동화 시스템을 갖추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물류창고에서 이뤄지는 각종 작업에는 다양한 형태의 로봇이 투입되고 있다. 영국 최대 슈퍼마켓 오카도(Ocado)는 물류 자동화의 대표적인 기업이다. 항공 트래픽 관제 시스템과 4G 통신기술을 활용해 수천 대의 로봇을 운용하면서 식료품을 분류하고 이동한다. 최고 4m/s 속도로 움직이는 이들 로봇은 소비자가 주문한 제품을 피킹(Picking·상품을 찾아 꺼내는 것)해 분류·검수 작업을 한다. 패킹(packing) 로봇들은 물품을 포장하고, AI눈 로봇들은 가장 인기 있는 품목을 쉽게 옮길 수 있도록 위치를 조정하기까지 한다.

이들 로봇은 오카도 물류 기술의 핵심으로 꼽힌다. 새해엔 이에 더해 자율주행 트럭과 선박, 배송 로봇까지 투입될 전망이다. 현재 오카도는 다른 식료품 소매업체에 자율 기술을 널리 배포하고 있고, 또 자율주행 기술을 통해 소매점으로 물류를 이동시킬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➓  지속 가능한 기술 프레임워크 필요

가트너와 포브스는 2023년의 모든 전략 기술 트렌드를 관통하는 주제로 ‘지속 가능성’을 내세웠다. 지속 가능한 ‘기술 프레임워크’가 새롭게 필요하다는 신호이며, 기업들 역시 이 같은 전략 방향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2023년 이후의 모든 기술 구현은 미래 세대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탄소발자국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게 지속 가능성의 골자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ESG(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평가하는 비재무적 지표로 친환경, 사회적 책임, 지배구조의 약어) 요구사항에 맞는 혁신적 솔루션으로 기업의 투자 가치를 높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김형자 과학칼럼리스트 (출처 : http://weekly.chosun.com/news/articleView.html?idxno=23756)